일본 근대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가마쿠라

가마쿠라 문학관

도쿄에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마쿠라는 일본을 찾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최고의 관광 스팟이다.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나츠메 소세키가 좌선을 했던 겐가쿠지를 비롯해, 겐초지, 즈이센지, 하세데라 등 일본 정서를 흠뻑 맛볼 수 있는 절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좌상인 가마쿠라 대불, 츠루오카하치만구 등의 유적지, 고마치 도오리 등의 상점가, 그리고 발길을 조금 더 뻗으면 찡찡 소리내며 달리는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의 해변을 감상할 수도 있다. 나아가 일본문학 마니아라면 빼놓을 수 없는 한 곳이 더 있는데, 바로 가마쿠라 문학관이다.

가마쿠라는 일본의 근대 문학가들과 유독 인연이 깊은 곳으로, 가마쿠라 문학관에는 그들이 가마쿠라에 남긴 족적과 문학 활동을 정리해 놓은 전시물들이 가득하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문학 잡지 <문학계>를 창간하던 당시의 상황을 알리는 자료, 아쿠다가와 류노스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당시, 그의 주검을 둘러싸고 슬퍼 하는 문인들의 모습, 또 가마쿠라의 고즈넉하고 차분한 자연 속에 아예 둥지를 튼 근현대 문인들의 자료도 풍성하다. 더불어 <겐지 이야기>의 자료도 약간 전시되어 있어, 내용은 알 수 없어도 흘려 쓴 붓글씨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문학관 건물 자체도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단정하고 절제된 모습을 뽐낸다. 푸른 빛이 감도는 초록색 기와에 서양식과 일본식이 묘하게 섞인 단정한 건물은 여러 명사들의 별장으로 사용되었고,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에 등장하는 별장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가마쿠라 역에서 에노덴을 타고 유이가하마에서 내려 걸어갈 수도 있지만, 산책 겸 가마쿠라 역에서 바로 걸어가도 그리 멀지 않다.

리포터는 문학관에서 나와 하세 역쪽으로 가는 길가에서 한국 태생의 현대 소설가인 이쥬인 시즈카가 간판의 글자를 썼다는 스시집 '고하나 스시'에서 마른 목을 축이며 '바라치라시 돈'을 먹었는데, 이름처럼 장미 꽃잎을 뿌린 덮밥은 아니었고, 참치와 연어회를 장미꽃 모양으로 장식한 덮밥이었다. 전채로 나온 가마쿠라 명물 '시라스(멸치의 치어 혹은 뱅어라고도 한다)'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내친 걸음, 하세 역에서 에노덴을 타고 시리치가하마 역에서 내려, 기우는 햇살에 반짝이는 시리치라가마 해변에 앉아 바닷바람을 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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